토플 한달 공부 회고록✍🏻
토플의 시작
대학생의 특권이자 학교 돈으로 가는 어학연수!
라고 불리는 교환학생을 하기 위해 토플 공부를 시작했다.
입학하고 2년 동안 주어진 일을 처리하기에 바빴다.
졸업을 하면 진짜 사회에 나가야 할 텐데..
이대로라면 나를 더 성찰하지 못한 채 평생의 진로를 결정할 것 같았다.
나 자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쳐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자칭타칭 ‘과로형 인간’인 나였기에 휴식이 간절했던 것 같다.
교환학생에 가서 휴식을 하며,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고, 나 자신에 대해 재정립하고 싶었다.
그래서.... 토플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ㅠ
쉬고 싶어서 가는 교환학생을 위해 토플을 공부해야 하는 모순을 겪었다.
그리하여 2022년 2월 한 달을 오롯이 토플에 바치며 어김없이 과로에 시달렸다.
토플 공부 개요
2022년 2월 3일(목)부터 3월 2일(수)까지 정확히 4주, 28일간 토플을 공부했다.
지원하는 대학에서 어떤 영어시험을 요구하는지 알아보기도 전에
'교환학생 하면 토플이지~'라는 생각으로 토플 준비를 시작했다.
한 달간 강남 해커스 어학원 오전 중급 B반을 수강하며 토플을 준비했다.
통학시간 1시간 30분 + 수업 4시간 + 스터디 2시간 + 자습 5시간 30분으로
평일에는 12시간을 토플에 바쳤다.
(사실 평일에 위 스케줄을 소화하려면 4-5시간을 자야 했기 때문에 주말엔 거의 하지 않았다.)
토플 공부법
※ 필자는 수능 80후-90초였고, 수능 후 2년 동안 영어 공부를 거의 안 했음을 밝힘 ※
토플은 reading, listening, speaking, writing 4과목으로 나누어진다.
앞서 언급했듯 학원과 스터디를 위한 공부만으로도 12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나는 학원에서 나가는 진도를 충실히 따라갔다.
모든 교재는 해커스 intermediate 책을 사용했다.
처음에는 무조건 정규 책을 풀어야 하는 줄 알았지만,
‘inhabit’을 기억하지 못해 문제를 틀린 이후로 겸허히 내 수준을 받아들였다.
정규를 못 풀고 시험장에 간다는 조바심이 났지만,
intermediate으로도 충분히 85점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25/24/18/20 총 87점으로 첫 토플을 졸업했다.
💡 단어
모든 선생님과 모든 토플 후기에서 단어를 강조해서 나도 나름 단어를 빡세게 공부했다.
단어장은 해커스 초록이 보카를 사용했고 2번을 돌린 것 같다.
사실 토플 단어와 수능 단어가 다른 것들이 있어서.. 절반이 처음 보는 단어였다.
2번을 돌렸지만 100% 암기하진 못했다.
체감상 70%를 외우고 시험을 봤던 것 같다.
매일 초록이 day 2개씩 외웠고 day 1개에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단어를 외우는 특별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보고 말하면서 머리에 되새기는 식으로 외웠다.
추가로 독해를 하며 나온 모르는 단어를 정리해 외웠다.
하지만 독해를 하며 나온 모~든 모르는 단어를 정리하진 않았고 많이 나올 것 같은 것들만 추려서 외웠다.
💡 reading
간단한 서치로 ‘토플 리딩은 양혜미’라는 정보를 입수하여 양혜미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다.
주교재는 [해커스 intermediate reading]을 사용했고 혜미쌤의 부교재로 문제 풀이 전략을 배웠다.
하루에 약 3 지문 정도를 풀고, 오답했다. 오답은 지문 오답, 문제 오답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 지문 오답 : 문제를 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문 전체를 읽으며 모든 내용을 이해하려 했다.
또 남는 공간에 문단 별 내용을 2-3 단어로 요약하여
마치 비문학 지문을 분석하는 것처럼 문단의 핵심 정보를 파악하려 했다.
이런 공부방법이 summary 유형에 도움이 됐던 것 같다. - 문제 오답 : 혜미쌤이 알려주신 대로 선지를 분석했다.
토플 리딩 선지의 오답 유형은 not true, not mentioned, not relevant, not sufficient로 나눠지는데,
문제를 풀며 하나하나 오답을 소거하는 훈련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오답 선지의 유형을 나누는 것이 문제를 더 빨리 풀게 하는 판단력을 올려준 것 같다. - 논리 오답 : 이건 학원에서 알려준 방법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므로 소개한다.
대충 보면 같은 의미인 것 같지만, 엄밀히 따지면 오답인 것들에 자주 낚였다.
그래서 내가 어느 부분에서 헷갈렸는지, 지문과 선지가 어떻게 다른지를 정리했다.
토플은 같은 말을 다른 단어로 나타내는 paraphrasing이 정말 많다.
때문에 '이 정도는 같은 의미이지'하고 관대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들로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지문에서는 이랬는데 선지에서는 이랬군.
하지만 이 둘은 논리적으로 다른 의미이니 오답이다'라고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추가로, 토플 시험장에서 느낀 것은 해커스 교재와 ETS의 문제 방향이 약간 다르다고 느꼈다.
문제를 풀면서도 그렇게 느꼈는데, 점수를 받고 더욱 차이를 실감한 것 같다.
특히 시험 일주일 전 해커스 교재에 있는 내용으로 본 trial test에서 리딩 13점을 받았는데
시험장에서 25점을 받은걸 보면... 문제의 방향이 조금 다른 것 같다.
해커스 교재는 정말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헷갈리게 한 반면,
ETS는 읽고 이해하기만 하면 정답을 고를 수 있었다.
물론 이는 극히 주관적인 생각이고 나는 ETS 시험을 한 번만 본 것이기 때문에 통계적인 것도 아니지만
여튼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마지막으로, 당연한 말이지만 토플 리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독해’이다.
문제를 풀고 넘어가지 말고 ‘이해’에 초점을 맞추면 안정적인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listening
해커스 김지연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다.
(여담 : 지연쌤이 수업 초반에 4시간씩 자면서 공부하라 하셨는데,
개인적으로 한 달간 4시간씩 자며 질의 공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김지연 선생님의 강의는 주로 ‘시그널’을 잡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예를 들면 Today 가 나오면 강의 주제가 나오고, However이 나오면 역접 의미라는 식이었다.
앞의 예시처럼 알기 쉬운 시그널뿐 아니라 Also, 가 나오면 two click이 나올 수 있다든지,
헤드셋 문제에서 ETS의 출제 의도 등을 알려주셨다.
지연쌤은 2시간 30분이나 걸리는 7 step 복습법을 권장하셨는데,
현실적으로 자습 5시간 30분 중 리스닝에만 2시간 30분을 투자할 순 없으므로 3 step 정도로 축약하여 복습한 것 같다.
1. 한 문장씩 끊어 들으며 직청직해 (안 들리는 게 있으면 반복)
2. 두세 문장 단위로 끊어 들으며 직청직해
3. 전체 다 들으며 직청직해
공부 방향은 ‘듣고 바로 해석할 수 있는가?’에도 집중했지만,
이와 비슷한 중요도로 ‘우리말처럼 이해되는가?’에도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면 ‘This novel is so easy that even a child can read it.’라는 문장을 듣고
‘이 소설은 너무 쉬워서 아이들도 읽을 수 있습니다’라고 직청 직해하는 연습뿐 아니라
이러한 한글 해석 없이도 듣고 바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연습하기도 했다.
<영어 문장 파악 → 한글로 번역 → 의미 파악>의 과정을 축소하여 <듣고 바로 이해>하려 했던 것 같다.
토플 리스닝 문제는 한 문장 안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한 문장 한 문장을 놓치면 안 된다.
앞 문장을 한글로 해석하고 있으면 뒷 문장을 놓치게 되므로 듣자마자 이해하는 것을 연습했던 것 같다.
💡 speaking
4 과목 중 최저점을 맞았기 때문에,, 딱히 드릴 조언이 없다.
그나마 18점이라도 받을 수 있었던 과정을 소개해보겠다.
Elly Ahn 선생님 강의를 들었는데 사실 스피킹은 강의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수업이라 생각한다.
내가 느낀 스피킹 고득점 전략은
1. 독립형 탬플릿 암기
2. 리스닝 구단위로 받아쓰기
3. 정리해서 말하기 이 세 가지이다.
20점 후반을 노린다면 내 조언이 필요 없겠지만..
20점 근처를 목표로 한다면 위 3가지만 열심히 하셔도 충분히 점수가 나올 것이다.
필자는 초등학생 때 2달 필리핀에 캠프 갔다 온 것 외에 영어를 말할 일이 없었는데,
위 3가지를 많이 연습해서 그나마 18점이 나올 수 있었다.
사실 스피킹은 공부법보다 ‘이 정도 하면 18점 받습니다’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독립형은 응급 문장 + 근거 1개를 말했고 통합형은 노트 테이킹 한 것을 천천히 연결시켜 말했다.
2번은 두 번째 근거를 어버버 했고 3번은 두 가지 근거를 모두 말했지만 굉장히 느릿느릿 말했고
4번은 두번째 근거를 잘 못 들어서 엄청 간단히 말했다. 추가로 발음도 유창하지 않았다.
💡 writing
스피킹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고득점이 아닌 20점을 받았다.
최소한 서론, 결론, 템플릿은 토시 하나하나 완벽히 외우고 시험을 보러 갔다.
시험장에서 독립형은 ‘친구와의 경쟁을 피해야 한다’라는 주제가 나왔고
통합형은 ‘식수에 불소를 첨가하는 것이 치아 건강에 좋다’는 내용이었다.
독립형은 학원에서 배운 템플릿을 2개 다 썼다.
친구와 경쟁하는 것은
1. 경쟁 상황에서 build relationship 하게 한다.
2. 교육적인 과정을 포함한다.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
통합형도 학원에서 다뤄본 주제여서 (심지어 시험 하루 전에 본 주제) 둘 다 무난하게 풀었던 것 같다.
💡 시험 전 마인드 컨트롤
- 인데놀
중요한 날이면 귀 바로 옆에서 심장소리가 들릴 정도로 긴장을 하기 때문에..
전날 인데놀을 처방받아뒀다.
시험 1시간 전에 인데놀을 먹었더니 그나마 덜 떨었던 것 같다. - 절대 당황하지 말자
시험 전날부투 ‘절대 당황하지 말자’라는 말을 엄청 되뇌었는데, 이게 정말 도움이 되었다.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많이 본 것도 아니고,
처음 가는 시험장에서 처음 보는 컴퓨터, 처음 보는 폰트로 시험을 치러야 하니..
예상치 못한 일들에 당황하지만 말자!!라는 마인드였다.
실제로 시험 당일 정말 상상도 못 할 일들을 겪었다 ㅠ
시험장이 4층이었는데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계단으로 가야 했고,
시험장에 도착해서 여권의 영문명과 시험 신청 영문명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리딩 때 폰트가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았고
리스닝에서 시간을 잘 못 배분해서 한 세트를 날려서 풀었다.. ㅎ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시험장에서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 당황하지 말고,
패닉에 빠지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한다면 본인의 실력대로 풀고 오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약점 & 전략 정리
고3 때부터 중요한 시험 전에 해온 나만의 유구한 전통이다.
약점들 & 주의 사항을 정리하면 지금껏 공부한 것을 함축해놓은 느낌이 들어 든든하고
긴장감도 풀어주는 느낌이 든다.
아래는 내가 과목별로 정리한 지극히 개인적인 약점들이다.
여기까지가 한 달간 토플을 공부해온 내 기록이다.
내가 생각해도 한 달간 정말 열심히 달려온 것 같다.
하루 4시간을 잔다던가, 실신할 정도로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한 달간 나의 모든 역량을 다하여 공부했다.
불안감
공부하는 동안 한 달 동안 85점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너무 걱정이 되었다.
특히 토플 한 달간 달 후기를 보면 보통 한 달이 아니라 ‘한 달 수강 + 1~2주 자습’의 경우가 많았다.
(그건 한 달이 아니잖아요^^ㅜ)
심지어 내 경우에는 시험까지 한 달이 아니라 28일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불안감이 정말 심했던 것 같다.
아직은 준비가 부족한 것 같고,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23-1학기로 교환학생을 미룰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한 학기 더 학교생활을 했다간 돌아버릴 것 같았다...ㅎ
그리고 올해 교환학생 간다고 동네방네 소문냈기 때문에 창피해서라도 이번 시험에 85점 이상을 받아야 했다.
또 26만 원이라는 토플 시험 응시료도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시험 성적 낮아서 못 간 것보다 차라리 코로나에 걸리면 토플시험 못 보니까 그게 명예로운 사회적 죽음이 아닐까’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했다. (그리고 토플 끝나고 바로 코로나에 걸렸다고 한다....)
여하튼 여차저차 존버하여 시험을 보러 갔다.
토플을 준비하며 나 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분들에게 고3 때 아버지가 해주어 정말 힘이 되었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걱정은 시험 떨어지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일단 지금은 최선을 다하고 떨어지면 그건 그때 생각하면 된다.
성취감
시험을 보러 가기 전에는 잘해야 80점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더 좋은 점수인 87점을 받게 되었다.
한 달간 전력을 다해 준비한 시험에서 기대보다 좋은 결과를 내게 되어 정말 정말 뿌듯했다.
토플의 성공의 기억이 앞으로도 자신감으로 작용할 것 같다.
그리고 이번을 계기로 내 한계에 대해 다시 정의하게 되었다.
사실 시험기간에도 하루 8시간 앉아있고 5시간 정도 순공부를 했다.
하루 5시간 순공부가 내가 지속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토플을 준비하며 내가 하루 12시간도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번 학기 5 전공을 듣게 되었는데 이 생활패턴을 계속 유지해서 한 학기도 무사히 마무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