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할 때의 마음가짐
- 내가 만족할만한 내가 되어보자
꾸글 5기의 시작은 3-1학기의 실패, 교환학생의 시작과 맞물려 있다.
그때의 나는 나를 완전히 바꾸고 싶었고, 내가 만족할만한 상태에 이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회고록 작성'이었다.
- 다른 블로거들의 회고록
내가 구독하는 블로그 중에는 정말 멋있는 회고록을 작성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의 글을 보며 '나도 이렇게 해봐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매일 TIL를 작성하시는 분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
-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회고를 하고 있구나
5기 시작 전, 꾸글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던 때에 개발자들의 블로그 소모임 '글또'와 회고 소모임 '메모어'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배달의 민족에서 진행하는 '우아한 테크 코스'에서도 회고를 중요하게 여기는 걸 알게 되었다.
회고를 많이 해보지 않아 그 효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회고에 시간을 투자하는 걸 보니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론 => '5기 컨셉을 회고로 잡고 회고를 통해 뚜렷한 성과를 내보자!'라는 마음이었다.
마무리하고 느낀 점 (Problem)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나는 내가 계획했던 만큼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나름 잘 유지되었다.
성취감도 있었고, 회고록 덕분에 한주를 정리할 수 있었으며, 다음 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회고록 작성은 자꾸 밀리게 되었다.
(10월 2주차 회고를 10월 3주차 일요일에 적는 등..)
그리고 항상 '다음 주 목표'는 항상 거창하게 세워놓지만,
정작 그다음 주에는 목표를 지키지 못하여 할 일을 계속 미루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나는 꾸준히 회고록을 작성하지 못했던 걸까?
- 거창한 목표
객관적으로 생각해서 내가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야 했다.
하지만 그럼 굉장히 보잘것 없어지는 것 같았다...!
마치 체크리스트의 빈칸을 빼곡히 채워야 적성이 풀렸던 고등학생 시절처럼
리스트를 꽉 채우며 '그래,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영어공부/독서/전공 공부/운동]을 골고루 분배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다양한 것들을 골고루 달성하려다 보니 잘 지켜지지 않았다.
- 노력이 너무 들어갔다.
힘을 빡! 줘서 회고록을 썼다.
회고록을 다 쓴 뒤에는 항상 기진맥진했다.
그래서 회고록 작성에 대해 생각하면 '그 과정을 또 해야 하나..' 하고 한숨부터 나왔다.
운동을 할 때 운동복+물통+런닝화를 풀로 장착하고 헬스장을 가는 것보다
아침에 일어나 파자마 차림으로 조깅을 하는 게 더 지속이 잘 되는 건데,.
나는 너무 공을 들여 있어 보이게 썼던 것 같다.
- 내 실패를 담은 회고록은 쓰고 싶지 않다.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회고록을 제때 쓰지 않았다.
'하루만 시간이 있으면 이거 끝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차라리 이거 다 끝내고 회고록을 쓰자'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수요일 정도에 지난주 목표를 다 달성하고, 회고록을 썼다.
당연히 그 회고록에 적은 다음 주 목표(작성 당시 기준 이번 주 목표)는 달성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월요일~일요일에 할 일을 목요일~일요일에 끝내려 했으니...)
그렇게 회고록은 점점 밀리고, 밀린 회고록에 다음 주 목표를 거창하게 잡고, 다시 밀리고,.. 를 반복했다.
왜 나는 지키지 못한 것을 솔직하게
'지키지 못했습니다'라고 작성하지 못한 걸까..
내 블로그를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나는 보여주기 식의 회고를 썼던 걸까..
책 <역행자>에 나오는 '평판의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결국 내 성장을 발목 잡았다.
실질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평판' 때문에
회고록을 처음 시작했던 이유와 너무 다른 결말이 되어버린 것이다.
결론 => 내 성장을 위한 회고가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있어 보이는' 회고를 썼다.
마무리하고 느낀 점 (Keep + Try)
하지만 회고록은 계속 쓸 것 같다.
과정을 되돌아보며 참 느낀 게 많았다.
그리고 회고를 하면 나 자신에 대한 피드백이 각인되는 것 같아 성장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말하자면, 회고를 하지 않으면 과정 속에 얻은 교훈들이 금방 휘발되는 느낌을 받았다.
회고록은 계속 쓰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아래와 같은 원칙을 지키며 작성하려 한다.
- 내 실패를 진솔하게 쓰자.
망한 한 주는 그냥 '이번 주 놀았습니다~ 끝!' 한 줄만 쓰더라도, 뭐라도 쓰자.
실패를 부정하고 스스로에게 거짓말하는 습관을 들이지 말자.
어차피 내 블로그 방문하는 사람도 몇 안되고,..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보다 내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기록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번 주에 실패했고, 이를 보여주기 싫더라도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cf. 말이 나온 김에, 11월 셋째 주 회고록 이후에 이게 첫 회고인데, 그동안 정말 게으르게 살았습니다~ 끝! ^^
- 밀리면 밀린 대로
딜레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지난주에 딜레이 된 것 + 이번 주 원래 목표 = 이번 주 목표]가 되면 주차가 누적될수록 미친 듯이 딜레이 되고,
급기야 엄청난 자괴감&무력감에 휩싸여 11월 말에 있었던 '회고록을 놓아버리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딜레이 된 것까지 해서 이번 주에 몰아서 끝내야지! 그래야 다음 주 계획도 지킬 수 있으니까!'라는 생각을 버리자.
차라리 처음 계획을 세울 때부터 5일치의 목표를 세운 다음, 이틀 동안 밀린 일을 처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하루 만에 밀린 일을 처리한다면, 나머지 하루는 쉴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하루 순수 공부시간을 5시간 정도로 잡으면, 25시간에 해당하는 공부를 한 주에 배정하면 될 것 같다.
(원래였으면 하루에 5시간만 공부한다는 것도 창피해서 못 적었을 것 같은데..
이제부터 엄청 솔직해지기로 했으니까, 적는다..
나름 컴공 3학년생이라 남들에 비하면 굉장히 적은 시간이란 걸 알지만 ㅠ 일단 지금의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 내가 편한 회고를 쓰자
다이어트도 '매일 할 수 있는 식단으로 해야 요요가 안 온다'고들 하지 않나,
캐주얼한 마음으로, 솔직하게, 후리하게 쓰자!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예쁜 연노랑 하이라이트(FFF9DE)도 안 하고,
티스토리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쨍한 하이라이트를 사용했다.
피스타치오 껍질 까는 게 힘들어서 피스타치오를 먹기 싫어진다는 '피스타치오 이론'처럼,
하나라도 걸리적거리는 게 있으면 하기 싫어지는 게 사람 마음이다.
모든 프로세스를 간소화하자.
꾸글 운영에 대한 회고
Keep
이번이 내가 꾸글장으로서 운영했던 3번째 기수이다.
사실 지난 꾸글 4기는 정말.. 잘 굴러가지 않았다...ㅎ
그래서 4기 최종 네트워킹 데이에서 4기 꾸글을 회고하며,..
'다시 한번 열심히 해보겠습니다!'하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결론적으로! 이번 기수에서 잘 만회한 것 같다.
먼저 노션에 로그인해서, 출석 체크하던 것을 slack에 글을 올리며 이모지로 표시하는 걸로 바꿨고,
when2meet으로 정하던 네트워킹 데이 시간을 카카오톡 투표로 바꿔 단톡 안에서 해결되게 했고,
게더 타운에서 모이던 것을 모두에게 더 익숙한 zoom에서 모이는 걸로 바꿨다.
또 탈주 닌자들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에는 홍보 때부터 '중도 포기/합류 일절 허용하지 않습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홍보 때도 '매주 글쓰기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선전 포고를 했었고
글쓰기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쓴 글이 잘 쓴 글인지 예시들을 보여줬다.
그 결과 4기에서 문제로 인식했던 것들의 대부분이 개선되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간소화를 하니 운영을 하는 내가 더 편했다.
일례로, 지난 4기에는 중간에 탈주하는 사람, 들어오는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적잖게 받았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런 것들이 없었기 때문에 더 편한 마음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Problem & Try
- 리마인더 누락
한마디로 나의 성실함 문제이다.😓
변명을 하자면, 오스트리아-한국의 시차도 있고, 중간에 서머타임 때문에 한 시간이 빨라져서 헷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건 변명이 되지 못한다는 걸 안다 ㅠ
앞으로는 리마인더도 자동화될 수 있게 카카오톡 봇, 캘린더 기능을 쓴다던지 해결책을 찾아서
[일정한 시간에 예외 없이 오는 리마인더]를 보장해야겠다.
- 너무 담백하다
좋은..걸까..?🤔
모임장인 내가 한국에 없으니 모임원들을 만날 기회가 없다.
전체 기간 동안 OT, 중간 점검, 최종 점검 이렇게 3번을 보니까 깊은 이야기를 못하는 것 같다.
물론 담백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소모임을 하는 이유 중에 사람을 얻고 싶어서 그런 것도 있을 텐데..!
다음 기수에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일상 > 회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년 8월 회고록 (0) | 2023.09.01 |
---|---|
교환학생 회고록 (5) | 2023.02.20 |
2022년 회고록 (0) | 2023.01.15 |
혼자 공부하는 자바 회고록 ✍🏻 (8) | 2022.08.23 |
토플 한달 공부 회고록✍🏻 (0) | 2022.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