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독서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2018년 인간관계가 너무 버겁다고 느꼈을 때 읽기 시작한 책이다. 그리고 2021년, 갑자기 끝도 없이 우울해져서 다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숨이 막힐 때 읽고 싶어지는 책인 것 같다. 전체적으로는 <언어의 온도>와 비슷하다. 작가님의 생각에 공감하고, 때때로 인식의 전환을 할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작가님과 나의 mbti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히 같진 않더라도 IN_J 까지는 똑같을 것 같다.) 특히 사람들과 깊이 있는 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점이 비슷했다. 그래서 작가님이 쓰신 인간관계에 대한 글로 위로를 받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몇몇 부분은 과한 위로, 자기합리화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거부감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무조건적인 위로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으며 공감갔던 문장이 너무 많았어서 우울할 때 생각이 나는 것 같다.

 

그중 특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던 문장들로 독후감을 쓰려한다.

 


 

묵은 가지를 정리해야 튼튼한 새 가지가 나오고 잎도 무성해진다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가끔은 오늘의 무언가를 잘라내야 한다.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 건강하지 못한 관계, 지나친 욕심.  그런 것들을 잘라내는 소리를 듣는 게 아프거나 힘들지도 모른다. 미련을 잘라내는 일은 원래 그런 거니까.

 

나는 내가 이루지 못했던 것들에 많은 미련을 갖는다. 화해하지 못한 친구, 시도하지 못하고 끝난 도전 등.. 하지만 위의 가지치기 비유처럼, 내 미련들을 잘라내지 못해서 현재의 새로운 가지가 나지 못하는 거라 생각하면 망설임 없이 가지를 쳐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자주 반듯하고 날카로웠다. 조금 틀어졌다 싶으면 언제든 싹둑 관계를 잘라버렸다.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 믿었는데 그건 그냥 비겁한 거였다. 몇 개의 얼굴들을 떠올렸다. 웃는 얼굴로 밀어낸 사람들, 예의 바르게 상처 입힌 사람들. 요즘은 싸우고 화해할 줄 아는 사람들이 부럽다. 관계 속에서 비겁해지는 건 너무 쉽고 편하다. 용감해지는 것과 다르게.

 

내가 예의 바르게 상처 입힌 사람들..? 정말 많다^^ 나도 조금만 틀어지면 '얘랑은 끝이구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내가 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과 그 사람이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밀도가 다르다고 생각이 들면, 갑자기 마음이 차게 식는다. 하지만 그렇게 잘라내고 항상 후회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관계는 더 질기고 오래갈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

 

 

나를 보호해주던 것들이 나를 아프게 할 때가 있다. 속눈썹, 손톱, 사랑하는 사람, 자존심. 나를 잘 아는 것들에게 찔리고 긁히는 일은 이렇게나 따갑구나.

 

나를 더 아는 사람에게 받는 상처가 더 아프다. '내가 이런 거 상처 받는 거 알면서 왜 이런 행동을 하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속눈썹, 손톱, 사랑하는 사람 등 모두 나를 떠났으니까 나를 아프게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를 떠난 것에 상처 받을 필요는 없다. 사람은 다시 사귀면 되는 거고 친구 할 사람은 널리고 널렸다.

 

 

선인장 같은 내 곁에 머물러주는 사람들. 그들이 있어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으며 산다. 누군가 예쁘지 않다고 말하는 것들을 사랑하며 산다. 온실보다 아름다운 나의 사막. 거기 당신의 이름이 있다.

 

나는 마음을 여는 것도 어렵고, 친해지는 것도 어렵고, 관계를 유지하기는 더 어려운 선인장 같은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옆에서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다 보니 일기처럼 tmi를 남발하며 쓰게 된 것 같다. 위에 정리한 내용뿐 아니라 읽으며 공감한 문장이 굉장히 많았으니 인간관계에 힘듦을 느끼는 사람들이 읽으면 나처럼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거의 20곳을 표시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문장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마음이 풍요로운 삶을 위해선
좋은 친구와 멋진 이불을 만날 것